혀놀림에도 순서가 있다

A4 이면지 | 2008/04/26 20:01 | 이방인
학습에는 항상 단계가 있다. 영어나 혹은 다른 외국어의 발음과 억양을 연습할 때, 우리는 항상 성인이 녹음한 자료를 듣고 따라하고, 연습한다. 그 자료를 만든 출판사 측은 표준 한 발음을 썼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표준 발음이라 하더라도 그리 좋지 못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과 성인들의 발음은 상당히 다르다. 어린이들은 훨씬 또박또박하게 발음한다. 그들은 그렇게 명확하게 발음을 하는 시기를 거쳐 점점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말이 빨라지고 어른들의 발음을 하게 된다. (주로 듣는 것이 영어이니 영어를 예로 들겠다.) 성인이 쓰는 영어는 흘려 말하는 경우도 많고, 발음을 먹어버리는 경우, 연음으로 쭉 이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표준 발음이라 할지라도 이미 영어를 모국어로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의 발음은 처음 영어를 배우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어렵다. 알아듣기도 어렵고 발음하기도 어렵다. 유년시절 혀가 유연할 때의 시기를 보내지 않았으면서 바로 어른들의 발음을 따라하려고 하니 따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반면에 어린이들의 발음은 몇 번 연습하면 또박또박 따라하기 쉽다.

극장에서 본 발레리나의 동작을 바로 따라하려고 하면 당연히 잘 안 될 것이다. 설사 수많은 연습으로 어떤 동작을 비슷하게 따라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동작부터 배운 것보다 부자연스러울 것이다. 요즘 내가 배우는 기타를 포함하여, 섬세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여타 다른 기술들도 마찬가지다. 숙달자를 따라가려면 그 숙달자가 거쳐왔던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비슷하게 흉내를 내는 길이다.

시간의 부족으로 혹은 그런 상품이 나와있지 않아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어른들의 발음을 보고 연습을 하지만, 만약 시간이 충분하다면 이런 방법을 권해보고 싶다. 처음엔 어린이들의 발음과 억양을 따라서 연습하는 것이다. 물론 혀가 이미 굳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그래서 권하는 것이다. 영어(외국어)가 모국어인 성인이 자신의 발음을 갖기까지는 혀와 잇몸을 제어하는 뇌의 발달이 있었을 것이다. 그 단계를 따라가는 것이 타국어의 발음을 비슷하게 흉내를 내는 방법일 것 같다.


덧1. 물론 모국어를 하는 사람만큼 발음이 정확할 필요는 없다. 알아듣게만 발음하면 된다. 호주식 영어가 있고 인도식 영어가 있고, 한국식 영어가 있다. 그런데 윗글은 그런 걸 떠나서 기술적인 문제의 내용이다.

덧2. 위 방법을 권하지만 정작 내 발음은 네이티브들이 못 알아듣는다. 나도 앞서 한 방법을 해본 적이 없다. 시간의 부족으로 혹은 그런 상품이 나와있지 않아서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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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9 14:54

    덧1에서 네가 언급해서, ㅋㅋ 뒷북이지만

    난 개인적으로 발음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외국어를 구사할때 유창할 필요는 있는데, 발음이 현지인과 같을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더군다나 국제어격인 영어는 더더욱 그렇고.
    영어구사자 각 민족, 인종별로 특색이있는 엑센트가 있는데, 이런것들도 다 다양성의 일부이고
    왠지 낯설게느껴지면서 아름답던데.

    반기문님이 혀를 꼬고 코쟁이발음하시면 좀 깨지 않겠나?

  2. 고상 2008/04/30 09:23

    잘하는사람은 그렇게 느끼겠지만

    잘안되는 사람은 마냥 부럽습니다 ㅠ ㅋㅋ

  3. 잡상인(雜想人) 2008/05/01 19:04

    예 ㅋ 저도 알아듣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발음의 다양성은 언어의 다양성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 발음의 다양성을 지킨다는 것은 결국 언어의 다양성을 지킨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언어의 다양성을 지킬 수 있다면(그러니까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한다면) 타국어는 최대한 비슷하게 구사하면 구사할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미국식 발음이냐 영국식 발음이냐 하는 부차적인 문제는 있겠습니다.ㅋ
    저도 제상병님만큼만 영어를 하면 영어 걱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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