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사진을 자동으로 찍어주는 카메라가 컨셉트 수준으로 개발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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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감지하기 위해 뇌나, 가슴에 이것 저것 꼽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아주 가까운 표정 정도만 찍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겠지만, 기술적으로는 크게 문제 될 게 없을 것 같다. 꼭 본인을 찍을 필요는 없고, 그 때의 시선만 찍는다고 해도 꽤나 좋을 것 같다.

예전 글('사진과 기억의 주객전도')에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보통 즐거운 순간만을 사진으로 기억한다. 웃고 있거나, 아니면 폼 잡고 있거나, 아니면 무표정으로 사진찍기에 집중하고 있거나. 사진을 찍을 때는 여유가 필요하다. 슬픈 순간에는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다. 울고 있을 때 한 번 셀카를 찍은 적이 있는데, 찍는 순간에 그 감정이 진실인지 아니면 쇼인지 의심이 갔다. 정말 통쾌하게 웃는 순간도, 급박한 긴장 상황도 사진사가 없으면 사진으로 남길 수 없다. 감동의 순간도 사진으로 남기려는 순간 그 감동은 반감된다. 붉은 노을을 멍하니 감상하고 있다가, 이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더 이상 그 노을을 진심으로 즐길 수 없다.

그런데 감정의 순간을 기록해주는 카메라가 있다면, 뒤집어질정도로 재밌는 순간도, 기차 시간에 늦어 1분 1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도, 엄마한테 떼를 쓰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다. 감동의 순간의 기록들을 방해받지 않고 남길 수 있다.

이 완소카메라와 비슷한 컨셉의 엠피쓰리 플레이어를 생각한 적이 있다. 영화같은 순간도 가끔 현실에서 만나지만 영화와 현실의 가장 큰 차이는 배경음악의 유무이다. 슬플 때는 알아서 슬픈 음악이 나와주고, 기분이 다시 좋아질 때 쯤엔 기분을 올려주는 음악이 흘러 나오고, 긴박한 순간에는 고동치는 음악이 나오고, 행복한 순간에는 발랄한 음악이 나와주고, 풍경을 볼 때는 적당한 뉴에이지 음악이 나와준다면 기특하지 않을까. 물론 무서운 순간에 소름끼치는 소리가 나는 건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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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2 09:30 2008/07/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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