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외감을 느낄 때 더 혼자 있으려 한다.
있지도 않은 의지를 첨부해 내가 혼자 있고 싶어서 혼자인 거라고 나를 속이기 위한 목적이다.
내가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오늘 내일 안에 생길 것 같진 않다.
어떤 무리에 끼는 건(누군가가 나를 찾고 끼어 주는 건) 내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가장 큰 원인은 내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내 주위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커녕 무리들 속에 끼어주지도 않는다. 그 집단의 평균적인 즐거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기에는 나는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다.
어제도 소외감을 느낄 일이 있었고, 원래 계획되어 있던 것이었지만 더 철저히 오늘 하루는 혼자 보냈다.
일어나 간단하게 방청소를 하고, 바로 시내로 나갔다.
만날 대구에 놀 거 없다, 볼 거 없다고 말만 하고 실제로 볼거리를 찾아보지도 않았던 것 같아서 자그마한 곳이라도 들러보기로 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갔고, 그사람을 처음 만났던 중구청 앞을 갔고, 대구 중앙 도서관을 갔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생각보다 넓었다. 코스프레축제가 하고 있었는데, 그들만의 축제였다. 그래도 그렇게 많은 만화 캐릭터들이 뛰쳐 나온 건 처음이라 볼만했다.
그사람을 만났던 중구청 앞은 그냥 아무것도 없이 쓸쓸했다.
대구 중앙 도서관에서는 대출 카드를 만들었다. 내가 최초의 군인인 것 같았다. 군인이 가입할 수 있는 규정은 있지도 않았는데, 그냥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동성아트홀에서 '존레넌 컨피덴셜'을 봤다. 원제는 'US vs John Lennon'이다. 존레넌의 정치적인 활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이 글을 읽는 분은 꼭 보셨으면 좋겠다.
2008년 8월 23일
2008/08/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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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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