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각질들이 땅에 내린다
가장 가장자리에 자리한 각질들부터 떨어져내린다
가벼워진 구름은 때를 벗겨낸 마음으로 목욕재계한다
잘 갖추어진 하수도 시설로 굴러 떨어져간 구름의 세포들은
영문만 모른 채 땅의 그림자 밑에서 시냇물 소리로 흘러간다
가장 뒤늦게 떨어져 나온 각질들은 대기 중에 기화하여
기괴한 냄새가 되고
땀이 되고
땀냄새가 된다
그 냄새는 다시 액체가 되고
물이 되고
구름 비슷한 것이 된다
장마는 만남이다
아주 오랜 만남
부비고 부벼서 격렬하게 각질들은 떨어져 나온다
잠이 오지만
잠이 들지 않는 밤에
잠을 들었다 놨다 괴롭힌다
옛날 집의 모기 핏자국이라도
그리워해야 미쳐버리지 않을
밤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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