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버스를 타다 보면 다양한 버스 기사 분들을 만납니다.

카레이서의 꿈을 버리지 못한 분도 계시고, 어찌그리 친절한지 부담스러운 분도 계십니다.

다른 지방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부산의 버스 기사 분들은 이제 서비스 교육을 받기 시작하셨나 봅니다.

타는 손님에게 인사하라, 친절하게 대하라, 난폭 운전 하지마라 등등, 뭐 그런 것이겠죠.

처음 부산에 오는 분들 중 몇몇은 부산 버스의 난폭 운전에 혀를 두릅니다. 사실 몇몇 기사분들이 좀 과격히 모시는 경향이 있죠. 게다가 워낙에 경상도 분들이라 무뚝뚝 하십니다. 타는 손님들도 불만이 쌓이고, 버스 이용객도 갈수록 줄어드니까, 회사에서도 친절 교육, 서비스 교육을 시작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아직은 과도기인지, 손님이 탈 때 인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묵묵히 계시는 분들도 계시고, 억지스럽게 툭 내뱉는 분들도 계십니다.

인사를 할 때는 대게  '어서오세요'를 합니다. 저는 본 뜻에 너무 집착해서인지 '어서오세요' 보다는 '안녕하세요'가 좋지만, 어쨌든 기사분께서 먼저 인사를 해주실 때는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기사 분들의 인사가 아직 익숙해서가 아니선지, 당연한 걸로 생각하는 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기사분도 경상도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승객분들도 마찬가지이거든요. 서로가 아직은 어색한 것 같아요. 뭐 혹시나 기사가 인사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하지 않으시는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요.
 
그런데 생각을 해보십쇼. 처음 인사를 하라는 교육을 받았을 때 기사 분들 반응이 어땠겠습니까.
"아니 어떻게 일일이 손님한테 어서오라는 인사를 하냐", "해도 아무도 받아주지도 않을꺼다."
어이도 없고, 하기도 싫었겠지요.

그래도 일부 기사분들은 손님에게 일일이 인사해주십니다. CCTV가 찍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상황은 앞서 우려한데로, 대부분이, 아니 거의 모두가 그냥 카드를 찍고 타버립니다. 버스 의자에 앉아서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노라면, 조금 안쓰럽기도 합니다.

혹시나 반응이 없어 친절한 인사를 거두진 않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계몽하려는 글은 아니니 지나가는 말로 들으셔도 상관없지만, 버스를 탈 때 운전 기사분이 인사를 해주시든 안 해주시든, 먼저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제가 먼저 인사할 때도 무시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의치 않으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인사를 '꼭' 해야 하는 것도, '꼭'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기사분이 어쩌다 제 인사를 맞받아주실 때는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기사분도 저만큼은 아니겠지만 기분이 좋으시겠지요.

솔직히 제가 알고 있는 부산 버스는 서비스가 좋지 않긴 합니다. 험한 운전에서부터 가끔씩 정류장을 지나가 버리기도 하고, 다 안내렸는데 문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그런 서비스를 받으면서 우리가 먼저 인사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어느 누구가 먼저 나서면 그런 상황이 나아질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버스 회사 쪽에서, 기사분께서 시작한 것인지 모릅니다. 아직은 그 교감이 덜하지만 기사분들이 개개인의 손님들을 정말 '손님'이라고 느끼고 운전을 한다면, 친절하고 평화로운 운전을 하실 것입니다. 물론 도로가 워낙 험준(?)하고, 운전 습관이 있는지라 금방 바뀌진 않겠지만, 세대가 바뀌면서라도 바뀔 것입니다.  

조금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그게 아니면 버스 운전 기사님의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도 카드 찍기 전에 인사 먼저 하는 습관을 들이면, 조금 더 미소 짓는 일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권유하는 글이라 존댓말로 써봤는데 기분이 괜찮네요 ㅎ

그런데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께서는 오늘 안녕하시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글의 관련글
2007/03/20 23:33 2007/03/20 23:33
Trackback address :: http://www.nanael.net/trackback/51

Comments List

  1. 구도자 2007/03/21 17:39

    안녕합니다!
    그 쪽도 안녕하시죠?

    역시 난 반말이 좋아 ㄱ-)

    • 초코우유부단 2007/03/22 00:22

      ㄲㄲ 편안하고 또 편안하다니 다행이군

  2. 방돌이 2007/07/13 12:39

    서울 및 경기 지역 버스도 예전에는 기사아저씨들이 인사거나 친절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명박이 아저씨가 서울 교통을 바꾼 이후로는 정말 좋아진 것 같습니다.
    손님들이 인사를 받아주든 그렇지 않든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하시고, 또
    가끔 어떤 기사분들은 버스 안 마이크를 가지고 마치 관광버스인냥 지금 현재
    지나가고 있는 길이 어딘지, 무슨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또 지금 정류장에서 어디로 가려면
    몇번 버스로 갈아타야하는지 까지 세심하게 살펴주시기 까지 합니다.

    이제 슬슬, 부산 및 다른 타 지역, 시골도 바뀌지 않을까요? :)

    • 초코우유부단 2007/07/13 20:43

      네. 카투사에 처음 왔을 때, 모르는 사람에게도 밝게 인사말을 건네는 미군들을 보고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어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몰라서, 고개만 까딱하고 어물어물 거렸죠. 지금도 어색하긴 하지만, 그런 문화는 생겨도 나쁠게 없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사람도 많고, 또 외국인의 시선도 신경쓰다보니, 역시 친절하게 변하는 것 같아요. 부산도 조금씩 바뀌겠죠. :)

Writ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