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징'은 제품 경쟁력 대신 가격 경쟁력을 선택한 것이며, 유럽은 제품 경쟁력을 택하며 프랜차이징을 거부했고, 미국은 반대로 가격경쟁력인 프랜차이징을 택했다. 맥도날드, 스타벅스로 대표되는게 미국의 그것이다.
그런데 이 프랜차이징이 기이하게도 한국에서는 품질 경쟁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은 정말로 밥 한끼 값이다. 아웃백, 베니건스, TGIF, VIPS 등등의 우후죽순 패밀리 레스토랑은 거품이 눈에 보이는 가격인데도 장사가 잘된다.
한국에서는 프랜차이징이 '비쌀수록 사는' 사치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것은 문화현상이기 때문에 경제학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 소비 단계에서는 더 비싸면서 평균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소비하는 현 상황을 분석하는 일은 경제학 영역 바깥의 일이다."라 말한다.
그런데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는데, 서양에서 들어온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들은 프랜차이징 식당이 오히려 품질이 좋다. 유럽에는 50년 쯤 영업을 했던 스테이크 하우스가 있지만 한국에는 없다. 어설프게 흉내만 낸 양식당에 가는 것보다는 확실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가격대비 품질의 높은 비율을 기대할 수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비싼 이유는 원조를 그대로 들여왔기에(혹은 한국에 맞게 조금 변형시켰든) 더 확실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그것이 진짜 원조 국가에서는 가격으로 승부하는 음식점일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아니다. 애초에 품질이 그것보다 월등한 음식점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면 가격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버리거나.
그만한 맛과 서비스를 대체할만한 자영업 양식점이 나오기는 아마 힘들 것 같다. 독과점과 같은 상황에서 비싸게 팔아도 사람들은 모인다.
커피집 또한 비슷하다. 다만 커피집의 프랜차이즈화는 경제적 이유보다 문화적 이유가 더 크다. 전통있는 커피집 또한 한국에 별로 없는데, 그 커피집들은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지금도 장사가 잘 된다.
문제는 한국에서 커피집은 커피를 먹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10대, 20대들이 가는 커피숍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를 마시기 위해 간다. 그냥 거기 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이다. 그렇기에 커피의 품질이 싸구려든 아니든 그건 상관이 없다. 판단할 민감함도 없다. 대신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어딜가나 통일된 인테리어로 인해 심적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고 (처음 해외를 나갔을 때의 불안감은 맥도날드를 발견하는 순간 어느정도 해소된다), 세계 어디에도 있다는 사실이 자신이 큰 집단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과 우월감을 준다.
스타벅스는 대목에만 입점한다고 소문이 나 있다. 그래서 동네에 스타벅스가 있느냐 없느냐가 도시화의 판단 기준이 된다. 모든 것을 경제의 양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한국에서는 우리동네 스타벅스 몇개 있어 따위의 말이 자랑이 될 수 있다.
더 큰 집단에 속해있음으로서 안정을 느끼는 (한국인의) 보편심리와 (프랜차이징일 뿐인데!) 스타벅스, 파스쿠치, 커피빈앤 맆스에 가는 것이 도시인 문화인의 상징이 되버린 '동경 심리'는 커피 프랜차이징의 불패행진을 이끈다.
그리고 스타벅스나 커피빈 만큼 커피 한잔 마시면서 남 눈치 안 보고 자기 시간 떼우는 데 좋은 장소가 없다는 실질적인 이유로도 사람들은 많이 간다. 알바만 있는 곳에서 커피숍 사장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번화가 경제적 측면이 강하다면, 커피숍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프랜차이징 독점을 깰 여지는 많이 있다. 커피숍은 품질에서 프랜차이징에 뒤질 이유가 없다. 극복해야 할 것은 프랜차이징의 '편안함'과 '접근 용이성'이다. 자영업 커피숍의 방법은 단골을 많이 만드는 것이고, 특색있는 인테리어로 진부한 통일성에 맞서는 것이다. 거기다가 커피 유학을 갔다온 사람들이 정말 질 좋은 커피를 선보인다면 시간과 분위기를 마시던 프랜차이징 대신 시간과 분위기와 커피를 함께 마시는 커피숍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문제는 프랜차이징 커피숍들이 월등한 자본력으로 눈에 잘 띄는 곳에 대목자리를 잡아버린다는 것이다. '접근 용이성'까지 극복하기가 힘든 상황인데, 그래서 20대, 30대가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커피숍을 차리기는 더욱 어렵다.

Comments List
이 글이 생각나서 다시 들어와 읽어본다. 근데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좀 있는데. 난 부천에 있는 스타벅스도 가보고, 대구에 있는 스타벅스도 가보고, 서울에 있는 곳곳의 스타벅스도 많이 가봤거든. 근데 다 똑같던데. 그래서 스타벅스는 다 똑같은가보다, 그렇게 생각하니 분위기가 하나 안나던데.
술집엔 독보적인 유명 프렌차이징이 없잖아? 그럼으로 해서 비슷한 품목을 파는 술집이라도 분위기가 천차만별로 다른데, 담배피기 좋은 술집, 얘기하기 좋은 술집, 풍경보기 좋은 술집, 뭐 그렇다고 술집이 어떤 다양성을 완벽히 구현하고 있는 것 같진 않지만 말야.
근데 찻집이 그러니? 스타벅스에서 우린 분위기를 마시고 있나? 어쩌면 분위기에 대한 욕구의 허상을 마시고 있는 건 아닐까. 프렌차이징들이 적소적재한 것 빼곤 뭐 하나 답이 보이질 않는다는 거야.
니가 말하는 분위기와 내가 말한 분위기의 범주가 약간 달라서 그런 듯.
나도 너와 비슷한 생각.
어딜 가든 똑같은 스타벅스에서 각 상점마다의 분위기를 느낄 순 없지만, 구체적 공간을 넘어서 '스타벅스'라는 추상적 공간으로 머리속에 자리잡혀 있는 곳의 분위기를 느끼러 가는 거지.
어딜가나 같은 인테리어에서 느끼는 그 나름의 편안한 분위기가 있을 수도 있는 거고.
스타벅스에 커피를 마시러 가면 왠지 서구의 문화인이 된 듯한 착각을 하는 건 니가 말한 욕구의 허상을 마신다는 말이랑 비슷한 거 같고.
니가 범주한 분위기는 우리가 '분위기 있는 카페'라고 할 때 그 분위기인 것 같다.
그래서 니가 말하는 '분위기 있는 카페'를 많이 찾도록 만든다면 프렌차이즈 커피점들의 독점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마지막 문단에 썼잖아.
자영업 커피숍의 방법은 특색있는 인테리어로 진부한 통일성에 맞서는 거라고.
술집 같은 경우는 커피와 다르게 상당히 다양화가 이루어졌다.
일단 술도 분위기가 중요한 건 커피랑 마찬가지인 듯.
술집 같은 경우는 소주집이나, 막걸리집, 아니면 음식점에서 술집으로 변한 경우든 외국에서 프렌차이즈가 들어올 수 있는 경우는 없었고, 그래서 국내에서의 프랜차이즈는 생겨나고 있지. 몰라 피쉬앤 그릴이나, 투다리 등등이 일본 브랜드일지도 조사를 안 해봐서.
그런데 술집은 프랜차이즈화가 되더라도 독점이 될 것 같진 않은데, 한국에서 술집은 대부분 단골로서 가기 때문인 듯. 주인장의 얼굴이 없는 스타벅스에 아무리 자주가도 단골이라고 말할 수 없듯이 프렌차이즈 된 술집은 뭔가 정이 떨어지거든.
그런데 맥주집 같은 경우는 확실히 프랜차이즈가 많이 되어 있지 않나?
와바를 동네에서 두 세개는 볼 수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은 소주집이나 먹길리집, 기타 주류음식점들은 상대적으로 예전부터 계속 있었기 때문에 자영업점들이 다양해진 상태라서 프렌차이즈가 독점 수준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것 같고,
와바, 헐리우드 등의 맥주집은 자영업 맥주집보다 그런 곳에서 먹어야지 왠지 쿨해보이는 심리로 가게 되는 거니까 스타벅스랑 비슷한 현상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