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몇몇 극 친한 극 소수의 친구들 외에는 연락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 극 소수의 친구들도 항상 먼저 연락이 오는 것이다. 그 오랜 친구들은 내가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아도 항상 먼저 연락이 온다. 그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나는 사교적이지 못하다. 사람을 다루는게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서투르며, 그래서 먼저 잘 다가가지 않는다. 그 원인은 유머감각의 부재로 인한 자신감의 상실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는 전형적인 말할 거리가 있다. 그래서 조금 덜 어색하다. 하지만 조금 더 친해지는 단계에서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항상 상대방만 얘기를 하다보니 금방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지금까지 만나는 친구들은 오랜 시간의 경과로 말 없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이거나,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 많은 친구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어쨌든 나는 처음 전형적인 대화 이후에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나는 외로움을 견디는 내구력이 강하다. 아니 그것 보다는 혼자 있고 싶은 욕구와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은 욕구사이의 갈등 속에서 전자가 극단적으로 강하다고 해야겠다. 그러니까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아주 오래 버틴다. 오랫동안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그런 사람들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 있는 욕구를 더 크게 느끼지만 나는 그 극단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게다가 사람을 잘 다룰 줄도 모르니, 이 두 가지가 상호 상승 효과를 낸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사람 다루는 법에 더 서툴러지고, 그럼 더 혼자 있고 싶어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이제는 극단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내가 비록 혼자 있고 싶은 욕구가 훨씬 크다고 할지라도(예를 들어 홀로 있기가 95, 함께 있기가 5라 하더라도), 지금 상태는 거의 99 대 1 정도이다. 사실 이 정도까지 혼자 있고 싶은 것은 아닌데, 상호 상승 효과가 평형점에 머무르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도무지 다른 사람에게 먼저 연락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디가 새로운 평형점이 됐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너무 소수의 사람에게만 나를 연결해 놓다 보니, 한 사람을 잃게 되면 빈자리가 너무 커져 버린다.
지금으로선 극복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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